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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족회사 재회#23
2026-09-23 05:11
39
<p>세상의 모든링크 링크모음 주소모음 사이트모음!!</p>
관리자 쉰양을 비롯한 V사 설비관리자들의 반응은 비정상적으로 뜨거웠음. <br> 축구 경기장에서 골을 넣은 선수가 된 기분..격식이고 갑을관계고 없이 다가와 나를 부둥켜 안거나 내 어께를 흔들어 대는 사람들을 보니 기분이 좋으면서도 씁쓸했음. <br> 뭔가 사기치는 개발자 기분이랄까? <br> <br> *** <br> <br> 정상적인 회사였다면, 이정도 기능이야 그냥 추가됐나보다 하고 덤덤히 넘어갈 일인데.. <br> 그만큼 K테크가 얼마나 개판이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음. <br> 기능 자체는 사실 별거 없었음. 단순 개발 실력만 있다면 10명중 6~7명은 해결 가능한.. <br> 하지만 정상적 업무를 할 수 없게하는 요소가 너무나 많았음. <br> 1. 버전관리, 이력관리 전혀 안된 코드 관리상태. 2. 전문 통역인은 돈 아깝다고 배제하고 성 차장같은 사무실 중국어 인력 배치. 3. 개발자의 업무 환경 따위는 1도 고려없는 K테크의 시스템에 대한 무지. 4. 감정적으로 일처리하는 현지 서포트 인력. <br> 결국 기본적 개발능력 탑제 + 중국어 + 멘탈 + 야성 + 심리전 같은 요소가 갖추어 져야 비로소 AS가 가능한 설비라는 거임. <br> 멘탈, 야성, 심리전 같은건 외부로 보여지지 않는 요소이고 오로지 결과 만으로 평가를 받기에 내 입장에서는 너무나 불합리한 프로젝트.. <br> 본래 출장 목적은 탐색이었으나, 굳이 V사 관리자의 바램을 들어준 이유는? <br> 일단 딱 봐도 할만 했기 때문임. 이걸 지금바로 해줄지, 다음번에 해줄지 내키는 대로 하면 됨. <br> 내가 결정적으로 프로그램 수정을 한 이유는 왠지 이번 출장을 끝으로 K테크는 고객사나 윗선에 대충 보고 해버리고 사업을 접어버릴 것 같았기 때문임. <br> 보통 개발자와 다르게 나는 굉장히 정치적인 부분도 신경을 쓰는 성격임. 티리엘 과장, 통풍이 같은 대단한 기술을 가진 인력들이 일만 쎄빠지게 하고 정치꾼들 손에 놀아나 불합리함을 겪은걸 너무 많이 봤기 때문에. <br> 적어도 그들의 정치에 내가 휘말려서 당하지 않는 방향으로 주변 관찰을 철저히 함. <br> 이번 프로젝트 역시 K테크와 꾀돌이 이사 간의 지극히 정치적인 프로젝트였고 나의 기술적 명예만 희생하면 적은 손해에 장기적인 이득을 챙기는 판이었음. <br> 사실 나는 기술적 명예도 그닥 중요한 사람은 아님. 이전 회사 마지막 프로젝트에서 백면서생과 프로젝트를 하며 내 명예보다는 프로젝트의 이득을 우선했었음. <br> 하지만 이번에는 내 기술적 명예는 비단 나 하나의 명예가 아닌 나를 믿고 이곳으로 와준 통풍이에 대한 명예도 걸려있음. <br> 연구소장이 별것 아닌 놈으로 보여지면 연구소도 세트로 도매급 취급을 받음. C급이 C급을 데려왔다는 느낌이 되겠지. <br> <br> *** <br> <br> 지금의 회사 십장 사무실은 나를 통해 통풍이라는 명검을 가지고 있음. 나와 통풍이는 어딜가도 팀장급, 혹은 시니어로 제 몫을 할 수 있는 칼이었음. <br> 웃기게도 이 회사는 그 칼들을 4년간 검집에서 단 한번도 뽑아 본 적이 었음. <br> 처음 1~2년은 경영진에서 미안해 하며 눈치를 봤음. <br> - 미안하다. 우리가 일을 따와야 너네가 빛을 볼텐데.. <br> 그런상태가 3년이 되자 경영진 태도가 약간 바뀌었음. 기껏 보관중인 명검을 가지고, 닭이나 돼지 잡는 칼로 쓰려고 함. <br> 나는 명검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무적의 방패가 되어주었음. <br> - 인마 소장! OO회사 개발자들이 출장을 못가게 됐데. 너네 혹시 미O나 폴O드 출장 갈 수 있냐? <br> - 코드는요? 일정은? 어떤 업무를 해야되는데요? <br> - 아. 지금 당장 문제는 없는데, 현장 셋업 들어가면 이것저것 버그나 신호체계 안맞아서 터질거 아냐. 그거 맞춰주면 된데. 너네 한테는 쉬운 일이잖아? 일정은 2달정도인데, 필요하면 더 늘어날지도 모르고. <br> - 그냥 몸빵이네요? <br> - 오히려 좋지않냐? 난이도도 낮으니까 금방하고 쉬면 되지! <br> - 기술 난이도가 쉬운거랑 업무 난이도는 다르거든요. 기술 난이도는 낮은데, 사람은 갈아넣어지는 저급한 일이니까 아무도 안가려고 하는 일이죠. 일당 120만원이면 콜. 그 조건으로 영업못할거면 빠꾸. <br> - 야...그건 무리지...지금 회사가 일이 없잖냐. 그런거라도 해서 회사에 도움이 되면 어떠냐? 너도 연구소장이야. 누가 너더러 직접 가래? 통풍이를 보내면 되지. <br> - 그 친구는 감히 제 밑에 있을 급이 아닙니다. 저보다 나은 놈을 데려왔는데 걔를 왜 그런데다 씁니까? <br> - 그럼 연구소는 일 안할꺼야?? 니들 회사 소속인데? 월급은 공짜로 나오나? <br> - 우리가 갈곳 없어서 여기있는게 아니잖아요? 다른데 가면 바로 급에 맞게 일 할 수 있는데 왜 여기서 그런 밑바닥 용역업무를 합니까? 다들 비전사업 영업은 안하시고 용역영업 다니시는거에요?? <br> - 용역이라니 ㅡㅡ; 왜 일을 그렇게 가리냐. 이건 용역이 아냐. 이것저것 현장지원 하다보면 고객사도 너네 실력 알아보고 개발일을 줄 수도 있지. 전략이라고. <br> - 전혀 모르시는 말씀 하시네요. 고객사가 저희 실력 알아보면 저희를 스카웃 해가지, 우리 회사에 개발 일을 주지 않아요. 업계 사다리 쳐내기를 전혀 모르시네.. <br> - 그럼 아무것도 안하면? 너네는 아무것도 안하고 월급만 받냐? <br> - 그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오세요. 사업 레퍼런스에도, 저희 커리어에도 1도 도움 안될 그런일을 왜 가지고 오세요? <br> - 요즘 경기가 안좋잖아... 기회 만들기가 어려워.. <br> - 회사 재정이 어려우시면 말씀하세요. 저희 지금 관둬도 회사 원망 1도 안합니다? 비전사업 하시겠다고 해서 저희도 용꼬리보다는 뱀대가리 하려고 여기 온거지. 기회가 없어서 여기 있는게 아니에요. <br> - 아니;; 그런말이 아니잖아.. 휴...알겠다... <br> 그러다 4년에 접어들자 경영진들의 눈빛이 바뀌기 시작했음. <br> - 쟤들 칼은 맞을까? 우리가 속고 있는거 아닐까? <br> - 이상하잖아!? 실력이 좋다면서 왜 일을 안하려고 할까?? <br> 그런 타이밍에 K테크 용역 업무가 내려온거임. 우리 십장 사무실 사람들은 모두 K테크 출신으로, 일찍이 그들 기준에 최고실력 개발자는 박과장, 이과장인걸 익히 알고있던 바임. <br> 그들이 AOI 관리에 한계를 느껴 퇴사한 사실도 알고있었음. 이번 업무는 용역 이지만, 나와 통풍이의 입지에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는 <br> 증명의 땅 같은 거임. <br> K테크 AOI를 처리한다면 박과장, 이과장을 초월한.. 기술적으로 그들의 상위 존재가 될 수 있음. 즉, 경영진에서 감히 나와 통풍이에게 기술적 의심을 품을 명분이 제거 되는거임. <br> 나는 사실 방패 역할은 적성에 맞지않음. <br> 이루 셀수없는 팀장들과 상사들을 잡아먹어 왔던 저주받은 마검임. <br> 내공이 모자란 검사가 함부로 휘두르다가는 나에게 잡아먹힘. 무너지는 자존심 때문에 1년만 더 해보자는 통풍이의 믿음에 부흥하기 위해 <br> 칼춤을 추러 나온 마검... <br> <br> *** <br> <br> 박수칠때 떠나라고 했던가? <br> 솔직히 #2, #4호기 버전을 확인했고, 시간도 남았으니 나머지 설비들의 코드 버전도 충분히 확인가능했음. <br> 하지만 그러지 않았음. 고객사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면 더 남아서 미적거릴 이유가 없었음. <br> 나는 마기꾼과 V사 직원들에게 말했음. <br> "자. 할일 끝났으니 우린 퇴근한다." <br> 마기꾼은 당황했고, 쉰양은 반짝이는 눈으로 내 어께를 잡으며 말했음. <br> "나는 너같은 실력자는 처음봐. 진짜 약속을 지켰네.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고 했지? 다음 출장도 꼭 나오는거지!?" <br> "니들이 불러준다면 언제든지^^ 내가 약속할께. 회사에서 안.보.내.주.는 경우는 있어도, 내가 안나가는 경우는 절대 없을거야. 나중에 딴소리 나오면 그건 무조건 회사가 구.라.치는거야. 나 믿지?" <br> "오케이! 알겠어! 조만간 리스트 확실히 정리하고, 잔금 내역 정리해서 다시 부를께!!" <br> "내가 니들 검사 제대로 할 수 있게 만들어줄께. 이까짓거 금방 해!" <br> "오오오!!!!" <br> "만약 K테크에서 내가 관뒀다고 말하면. K테크에 얘기해. 대응 안해줄거면 나를 고용 하겠다고. 내 개인적으로 라도 다시 나올테니까. 오케이?" <br> "든든하다! 든든해!!" <br> [이걸로 K테크는 감히 이번 출장으로 유야무야 덮어버리긴 힘든 판이 되었다..] <br> <br> <br> *** <br> <br> 공장 밖을 나와 택시를 타보니 오전 11시 30분정도였음. 마기꾼은 처음에는 초롱초롱한 눈빛을 하더니, 내가 쉰양과 어울리는걸 볼 때 표정이 좋지 않았음. <br> 그리고 공장을 나오는 내내 따로 말을 하지 않았음. 그는 왜 마냥 기뻐하지 않는가? <br> 한참을 가던 중 마기꾼이 말했음. <br> "동생. 이렇게 퇴근해도 되는지 모르겠어.." <br> "안될껀 뭐야? ㅋㅋ 일이 끝났잖아?" <br> "너무 편해... 적응이 안될정도로.. 아침에 출근해서 아침에 퇴근하다니.." <br> "이제라도 적응해. 형이 지금까지 개발자들하고 현장에서 구른거는, 개발자들이 실력이 없어서 그래." <br> "......아니...아무리 그래도 이건 심하잖아..이걸 어떻게 보고하냐?" <br> <br> "원래 출장 목적은 현장파악 및 코드버전 확인이야. 사실 업무는 어제 끝난거지." <br> "............" <br> "근데 오늘 가서 7번 문제를 해결했어. 일을 더 많이 해준거지. 있는 그대로 보고하면 되는거 아닌가?" <br> "그...인마야.." <br> "왜?" <br> "너도 K테크에 따로 보고서 쓰지?" <br> "출장 나왔으니 써줘야지. 돈받을라면." <br> "보고서 나한테 먼저 보여주면 안되냐?" <br> "왜? 형이 봐서 뭐하게?" <br> "그냥...#$!#$..대조 해 봐야지..서로 보고하는 내용이 다르면 혼선이 있으니까.." <br> "나는 그냥 1번. #2, #4호기 버전확인 완료. 2번. #4호기 Mark 선택기능 추가. 이렇게 쓸건데?" <br> "그..아니면 나한테 보고서를 주면..내가 취합해서 성 차장한테 보내는건 어때?" <br> "싫은데? 내 업무보고를 왜 형이 해?" <br> "그래도 내가 K테크 직원이니까..." <br> "나는 우리회사 직원으로써 K테크에 내 할당받은 일에 대해 보고하는거고, 이건 그에따른 정당한 비용을 청구하는 자료야." <br> "나도 K테크 직원이잖아?" <br> "형은 과장이고, 나는 연구소장이야. 나는 K테크와 우리회사 양사간의 영업 적, 금액 적 권한을 가진사람하고 소통하는거지 현장 엔지니어랑 거래하는게 아니거든. 형의 권한 밖의 일을 나한테 요청하지마 ㅋㅋㅋ 다시 말하지만, 나는 형을 설득해 가면서 일하는 입장이 아냐. 더 얘기안한다?" <br> "...........;;;" <br> 아아...마기꾼...너는 여전히 요주의 인물이구나... <br> 쓰레기 같은 한국 회사에서 고용된 중국직원들은 비슷한 경향이 있음. 설비업계 한국 회사가 현지에서 중국직원을 고용하는 목적은 대부분 비슷함. <br> 1. 현지 아바타(샌드백) 2. 고객사 담당자 접대 3. 중국이라는 나라에 우리는 너네 인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방어막 <br> 구직자 입장에서 중국회사보다 한국의 임금이 높음. <br> 13년도 당시 중국 여직원 한달 월급이 3천위안 이었음. 직급이 좀 있는 사람은 5~6천위안 <br> 한국 회사에서 일하면 사원으로 일해도 6500~7천위안 정도 받음. 그래봤자 우리 입장에서는 최저임금도 안됨. <br> 그렇게 돈으로 꼬셔 직원을 뽑으면 기술교육 이라는 명목으로 1~2달정도 한국으로 초청해 교육을 함. <br> 실제 교육을 조금 받는 경우는 PLC 인력정도? 나머지는 그냥 낮에는 사무실에서 믹스커피만 십수잔 마시면서 대기함. ㅋㅋㅋ <br> 퇴근후에는 콧구멍에 바람 좀 넣어주듯 한국 구경을 시켜줌. <br> 정작 자기들 회사는 쥐콩만 하면서, 중국인을 데리고 한강이나 높은 서울의 건물들을 보여주며 대한민국이 얼마나 발전한 나라인지 헛 바람을 넣음. <br> 일반 중국 농민공의 입장에서는 멋진 한국의 모습을 봤고, 남들 하기 힘든 비행기를 타보았고, 주변 사람보다 높은 임금을 받으니 애사심이 흘러넘침. <br> 그런 상태로 현장에 때려박혀 지는거임. 그 난잡하고 사람을 갈아넣는 현장에서 높은 임금과 애사심으로 3년 이상을 버팀. <br> 그전에 현실을 깨닫고, 돈의 유혹을 이겨내어 탈출을 하면 좋지만, 그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3년이상을 버티게 되면 슬슬 오염되기 시작함. <br> 중국직원들은 체계적으로 이론을 배우고 정립한 기술을 배우는게 아니라 그저 자기가 현장에서 시도 해 보았던 경험과 눈으로 보았던 결과가 전부임. <br> 난 놈들은 따로 공부하거나 정리하며 단단하게 정립을 하다가 한계에 다다르면 정립한 기술을 토대로 다른곳으로 탈출을 감행 함. <br> 그렇게 하지못할 기질을 가진 자들이 남게 되는거임. <br> 뿌리가 없는 경험 위주의 기술(?)은 자신의 전문성이나 역할을 모호하게 만들고 쌓이는게 없으니 공허하고, 자존감이 떨어지게 됨. 그 결과 현장에 오래 붙어있으면서 뭐라도 해야한다는 생존 위기감을 만들어냄. <br> 출장을 나왔으니 출장 보고서를 써야 하는데 거기에 뭐라도 잡다하게 채워넣어야 하는거임. 간혹 한국에서 오래 일한 중국직원들이 나와 일을하면 이런 공황 상태에 빠짐. 그날 할당 된, 자기가 한 일이 없어지는 것. <br> 마기꾼의 생존 본능이 다시 스멀스멀 올라오는걸 느꼈음. <br> <br> <br> <br> <br> <br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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